현존하는 최고(最古) 영화이자 무성영화인 <청춘의 십자로>가 변사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납니다. 한국영화 초기 극장은 영화 상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. 영화 상영의 앞과 뒤에는 여배우나 가수의 노래, 영화 속 배우들의 공연 같은 다양한 쇼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. 변사의 해설과 악단의 음악이 곁들여졌던 영화 상영 역시 막간에 기생이 나와 창을 하거나 마술, 만담, 심지어 최면술 같은 공연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. <아리랑>으로 유명한 나운규는 영화 상영 후 스크린을 찢고 나와 관객들을 놀래 키기도 했다는 일화까지 전해집니다. 당시 관객들에게 영화는 일종의 ‘마술적 경험’이었고 ‘어트렉션 쇼’의 일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.
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<청춘의 십자로>와 함께 이 매혹적인 상영 경험을 복원하고자 합니다. <가족의 탄생> 김태용 감독의 총연출로 이루어질 <청춘의 십자로> 공연은 오래 된 극장의 잊혀진 풍경 속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. 영화와 변사, 음악과 공연이 함께 했던 초기 한국영화의 극장 안 풍경, 그 낯설고도 아름다웠던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보시기 바랍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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